2024년 회고
그동안을 돌아보는 관점
예전에는 글을 길게 쓰는 취미가 있었다. 이 얘기, 저 얘기 하고싶은 말들이 많았던 것 같다. 요새는 글을 그리 길게 쓰지 않는다.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도 오래되었고, 글을 쓰기에 항상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.
그래도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. 기록하면 다시 돌아볼 수 있고, 돌아보면 다시 기억할 수 있다. 2024년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블로그를 제대로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비슷한 이유다.
난 항상 상대론에 관심이 많았다. 상대론 수업이 물리과를 다니면서 가장 열심히 들었던 것 같다. 상대론의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던 순간, 그리고 상대론의 언어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. 아쉽게도 그 순간은 너무 오래전에 지나가버렸다. 이제는 “그 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지”하는 기억의 잔재만 남아있을 뿐, 그때처럼 생각하는 방법은 완전히 잊어버렸다.
그래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방법은 알고있다. 그 때 필기했던 노트들, 그 때 공부했던 책들은 그대로 남아있다. 그래서 그 순간으로 나를 인도해보려고 한다. 이걸 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? 사실 잘 모르겠다. 지금 하는 업무과 관련도 없다. 누가 알아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. 그런데 사실 물리학은 항상 그랬던 것 같다. 이걸로 뭘 할지도 생각하지 않았고, 이걸로 누구한테 인정받으려고 공부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. 그냥 재밌으니까 했던거지.
2024년을 돌아보는 관점
2024년은 참 다사다난한 해였다. 어느 해가 그렇지 않았겠냐마는, 2024년은 특히 더 다사다난한 해였다. 아래로 위로, 다시 아래로 위로. 심심할 틈이 없이 모든 순간이 꽉꽉 차있던 해였다. 물론 너무 할 것이 없는 한 달이 있긴 했다. 이직 후 입사까지, 직장인에겐 방학과도 같은 한 달. 난 그 시간이 필요했다. 사실 너무 지쳐있던 것일지도 모른다. 그런 것 치곤 지금은 꽤나 만족스러운 직장에 다니고 있고, 만족스러운 업무를 하고 있다. 물론 만족스럽지 않은 것들도 잔뜩 있지만, 뭐 사는게 다 그런거 아닐까?
2024년에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키워드들이 있다. 주로 “물리”, “상대론”, “양자”, “머신러닝”, 그리고 가장 중요한 “도전”이었다.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“그 때 좀 더 많은 도전을 해볼걸”하고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될까 걱정이 됐던 것 같다. 그래서 계속 어떤 도전을 찾아야 할지,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. 아마 조급한 마음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.
2025년을 바라보는 관점
내년에는 어떤 것들을 하게 될까? 아직 잘 모르겠다. 난 반복과 습관과는 친하지만, 계획과는 사이가 멀었기 때문이다. 계획이란 녀석은 항상 날 배신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. 그래서 계획을 세운다기 보다, 그냥 하고싶은 것들을 조금 정리해보려고 한다.
- 상대론을 다시 이해한다. (타키온의 metric tensor를 생각할 수 있을 정도면 될 것 같다.)
- 가끔씩 기술 블로그를 쓴다. (새로운 ML 테크닉을 사용할 때마다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면 될 것 같다.)
- 읽고 싶은 논문을 읽어본다. (주로 양자, 상대론, ML 쪽이면 좋을 것 같다.)
- 영화를 많이 본다.
마치며
일단 5월까지는 정신이 없을 듯 싶다. 그래도 최대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.